[2025 장애인의 날] 이상한 커리어 공모전 글 부문 모음집

<대상>10년 뒤, 나는 보건 계열 대표가 되어 있을 것이다작가 김우배​나는 지금 안마사로 일하고 있다. 손끝으로 세상을 느끼고, 몸으로 아픔을 이해하며, 사람의 건강을 내 손으로 회복시키는 일을 한다. 처음엔 단순히 생계를 위한 직업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피로가 내 손을 통해 풀어지고, 웃으며 돌아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일은 ‘치유’라는 이름을 가진 사명임을 깨닫게 된다.​나는 시각장애인이다. 보지 못하는 대신,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있다. 그리고 그 감각은 내가 이 일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안마라는 단어가 가진 편견 속에서도, 나는 ‘전문가’로 살아가고 싶었다. 단순한 기술자가 아닌, 보건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누군가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싶었다.​10년 뒤, 나는 ‘보건 계열 대표’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건 단순히 조직의 수장이 되겠다는 말이 아니다. 나는 안마, 물리치료, 재활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각장애인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기술자에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과정, 그리고 실력에 기반한 공정한 취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나의 목표는 시각장애인의 손끝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과학적 전문성’을 가진 ‘의료적 손길’로 인정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현재 이 직무에서 시각장애인이 겪는 가장 큰 장벽은 ‘인식’이다. 안마사라는 직업은 법적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일부 보장되어 있지만,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어서’ 선택한 일처럼 바라본다. 구직 과정도 마찬가지다. 실력보다는 장애 여부가 먼저 평가되며, 특히 민간 의료기관에서는 장애인 채용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같은 시각장애인들끼리도 ‘이 이상은 어렵다’며 스스로에 대해 한계를 설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나는 이 구조를 바꾸고 싶다. 단순한 자격증 중심 교육이 아니라, 인체에 대한 깊은 이해, 상담 능력, 전문화된 분야별 트레이닝까지 연계하는 실무 중심 교육기관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 및 지자체 차원의 고용 연계 시스템도 절실하다. 공공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정식 보건직으로 채용되고,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는 치료자이며, 전문가이고, 변화의 주체다.​장애는 한계가 아니다. 나에겐 이 직업과 삶이 나를 증명하는 무대다. 보이지 않아도 나는 만지고, 이해하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10년 후, 나는 ‘느끼는 전문가들’의 길잡이가 되어,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빛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나는 오늘도 그 꿈을 향해 한 발짝씩 걷고 있다. <최우수상>소리를 따라 걷는 나의 친구에게작가 지상진 안녕, 너의 모습이 선명히 그려진다. 활동지원가의 도움을 받아 지방 소도시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해, 근로 지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고 있겠지. 그 와중에도 라디오에서 매주 한 권씩 책을 소개하기 위해 독서를 즐기고 있을 테고. 직접 쓴 대본을 외워 녹음에 임하는 네가 자랑스럽다. 열다섯에 받았던 시각장애 등급도, 스물다섯에 들어간 첫 직장도, 서른다섯에 맡게 된 라디오 고정 코너도, 겪어보기 전까진 상상조차 못 했었지. 지금부터 10년 후, 마흔다섯의 너를 그려볼 수 있겠니? 요즘의 나는 일상이 사뭇 만족스러워. 낯선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반겨준 네 덕분이야. 여전히 세상에는 신기술이 쏟아지고 있어. 네가 살던 때, 인공지능이 카메라에 비친 대상을 실시간으로 설명해 주기 시작했잖아? 이제는 체력만 된다면 인공지능 기술만으로 시각장애인이 혼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수도 있어. 누구 얘기냐고? 누구겠어. 쇄골이 부러져도, 느릴지언정 끝까지 달리는 너였을 나겠지. 그저 나 자신만의 호흡으로 달려보고 싶었다. 정보 접근성 격차를 줄이겠다는 거창한 목표였다면 오히려 완주하기 벅찼을 거야. 물론 인공지능이 종종 아는 척하며 거짓말을 해서 애를 먹기도 했지. 하지만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면, 그 아버지는 도전 아니겠니? 지금껏 오래달리기라는 취미로 인내하는 자세를 배워왔기도 하고. 네가 가이드 끈을 놓지 않는 한, 나도 마라톤을 끝까지 놓지 않을 거야. 가이드 러너를 해주던 친구와 여전히 함께일지 궁금하려나? 각자의 호흡으로 달렸기에 우리는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었어. 요즘도 최고의 러닝메이트야. 하나의 목표를 이루고 나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기게 마련이지. 어느 순간부터는 기술을 잘 다루지 못해 소외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갔어. 흰 지팡이로 겨우 도착했는데 키오스크밖에 없는 가게를 상상해 봐. 기술 앞에서 소외당하는 이들의 마음을 장애인만큼 잘 이해할 사람이 또 있을까? 한편, 장애인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삶의 질을 넓힐 공간도 커지겠지. 손이 없어도 글을 쓸 수 있고, 들리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으니까. 지금 나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기술을 각자의 특성에 맞게 활용하도록 돕고 있어. 사람들은 그걸 ‘테크 코디네이터’라고 부른단다. 이건 비단 장애인만을 위한 일이 아니야. 비장애인들도 새로운 기술을 몰라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아왔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어. 그런 뿌듯함 속에서 공부를 이어가는 중이야. 네가 라디오에서 책을 소개하듯,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길을 읽어주고 있는 셈이지. 네가 보면 이상한 커리어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내게는 더없이 지당한 소임이야. 우리는 10년을 사이에 두고, 길 위에서 함께 달리고 있는 거야. 글을 잘 쓰려면 일단 쓰고, 고쳐 쓰고, 끝까지 쓰라잖아. 이 편지도 그렇게 쓰이고 있어. 오래달리기도, 기술을 다루는 것도 마찬가지야. 일단 해보자. 넘어져도 다시 해보는 거야. 그러고 나면 끝내 완주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테니까. 발아래 길이 불확실할 때마다 이 편지가 이정표가 되어주기를 바랄게. 갈수록 세상은 복잡해지겠지만, 너의 길은 또렷해. 주저하지 말고 계속 걸어가. 지금의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고, 앞으로의 나는, 네 걸음 끝에 서 있을 거야. 2035년, 소리로 길을 읽는 너의 길벗으로부터 ​ <우수상>오늘도 커피를 내리며, 내일의 꿈을 향해작가 배원식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나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젊은 시절, 나는 사진을 좋아했다. 고등학생 때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었고, 대학에서도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사람들의 표정을 담고, 풍경을 기록하며 살아가는 삶이 멋져 보였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사진은 장비도, 인맥도, 경쟁도 쉽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그 꿈을 접어야 했다.​대신 전공을 살려 세무사를 준비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도 공부해 나갔다. 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한 직후, 내 인생은 또 한 번 뒤집혔다. 조현병 진단을 받은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병은 깊어졌고, 나는 점점 무기력해졌다. 성격도 변했다. 세상과 단절되었고, 나는 점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자포자기하고 싶었다.​그러던 중, 우연히 히즈빈스의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다. 장애인 바리스타를 모집한다는 소식이었다. ‘나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로 지원했고, 지금은 2년째 일하고 있다. 히즈빈스는 나에게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이름을 주었다. 단순히 직장을 얻은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가능성을 다시 보게 된 시간이었다.​그리고 나는 다시 꿈꾸기 시작했다.나의 꿈은 커피숍 사장이 되는 것이다.​나는 나와 같은 장애인, 특히 결혼한 장애인 부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나 또한 아내와 함께 살아가고 있고, 우리 부부는 함께 일하며 미래를 꿈꾼다. 그래서 나는 장애인이 운영하는 카페를 창업하고, 장애인을 직원으로 고용해 함께 성장하고 싶다. 이 일은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이 다소 흔들려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단지 수익을 내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삶을 회복하고 사람을 세우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이 카페를 창업하거나 운영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창업 교육은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고, 행정적인 부분도 접근이 어렵다. 나는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 그리고 기혼 장애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파트너십 기반의 일자리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싶다. 이를 통해 장애가 장벽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나는 오늘도 커피를 내린다. 조금 느릴지 몰라도, 나만의 속도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10년 뒤 나는 내 가게에서 손님에게 따뜻한 커피를 건네며 말하고 싶다. “어서 오세요. 여긴, 저와 제 아내의 꿈이 담긴 공간입니다.” <우수상> 기타 노래에 희망을 전하는 복지과장! <군수!>작가 홍현숙 저는 20여 년 전, 30대 초반에 개인적인 큰일로 충격을 받고 정신병동에 입원했는데, 그때 들어보지도 못한 병명, 양극성 장애(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50대 초반 현재까지 정기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내원하면서 약을 복용하고 철저히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고 또 다른 2차 충격을 받았었어요. 바로 가족으로부터, 직장 동료로부터, 사회로부터 ‘정신이상자’라는 주홍 글씨가 새겨져 편견과 선입견에 휩싸여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대인기피, 소심, 무기력, 의욕 상실, 걱정, 두려움 등의 깊은 불안과 어두운 감정으로 가득 차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왔습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기는커녕 하루하루를 버텨내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빛은 왜 또 그렇게 검고 어둡게 보였을까요? 이와 같은 저의 모습 때문인지, 저는 10년 뒤 나의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내가 건강을 철저히 관리하고 생활을 잘 유지해도 지금 상황과 같거나 더 나빠져 있을 거라는 생각만 들어,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조차 포기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40대 후반에 한 인문학 강의를 듣게 됩니다. 강의를 통해 ‘10년 뒤 나의 모습은 현재 내가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에서 그려진다’는 것을 깨닫고, 한 번 뿐인 나의 인생을 재설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에게도 나약한 모습 이면에 또 다른 강인한 모습이, 단단한 모습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삶에 대한 애살이 남아 있음에 정말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10년 뒤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생각으로 끝내서는 안 되겠고, 미래를 위해 현재 노력의 씨앗을 심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노력이 겨자씨만 한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10년 뒤 반드시 나의 삶 어딘가에서는 열매로 드러날 것이라고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먼저 나의 모습과 삶을 돌아보며 냉철하게 진단해 보았습니다. ‘무엇이 부족할까?’,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지?’ 등 나를 성찰하였고, 현재까지 매일 한 가지씩 고쳐보고 다듬어보고 노력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래의 내 모습이 설레는 마음으로 새롭게 그려졌습니다. 내가 그리는 10년 뒤 나의 모습은 바로 ‘기타 노래에 희망을 전하는 복지과장, 나아가 운이 좋으면 군수까지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저는첫째, 더욱 건강해지기 위해 약을 매일 복용하고 체중 관리를 위해 줌바댄스 등 신나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둘째, 잘은 못하지만 내가 하고 싶었고 좋아하는 기타를 배우고 싶어서 복지센터 프로그램을 신청했습니다.셋째, 사이버 신학대학원과 평생교육원을 통해 신학 상담과 사회복지를 배우고 있습니다.넷째, 저의 직장 공무원으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최고가 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저는 왜 이런 꿈을 꾸게 되었을까요? 또 그 꿈을 위해 한 가지씩 노력하며 준비하고 있을까요? 공무원으로 경험한 바를 떠올리다 보니, 의사 결정에 합의가 이루어지고 사회에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정책 결정권자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여러 유형의 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욱 이 부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지금 저는 공무원 조직에서 질병 휴직에 따른 편견과 선입견 탓인지 승진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말단 공무원이지만,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며 다시금 꿈꾸어 봅니다. 10년 뒤 저는 공무원 정년퇴직 시점이 되네요. 공무원 퇴직이 저의 인생 이모작 ‘기타 노래에 희망을 전하는 군수’의 시작이 되도록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꼼꼼히 준비해 나가렵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아주 느리게 배우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는 마침내 배우고 마는 사람입니다. <입상>반려견들과 손길로 소통하는 청각장애인 애견미용사작가 뿌꾸뿌꾸 나는 지금 공공기관에서 대리 직함을 달고 근무하고 있지만, 10년 후에는 퇴사하고 애견미용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애견미용사라는 꿈은 4년 전 나의 작은 치와와, 라이크를 가족으로 맞이하면서 시작되었다. 라이크는 늘 내가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마치 수고했다는 듯 다정하게 내 얼굴을 핥아주었고, 함께 산책을 나가면서 내 건강도 점점 좋아졌다. 그렇게 라이크는 상상 이상으로 내게 큰 행복을 선물해 주었고, 특히 그 부드러운 털에 얼굴을 파묻고 있을 때가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라이크와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유기견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종종 유기견 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사람보다 강아지와 교감하는 시간이 더욱 편안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러한 경험이 애견미용사라는 직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청각장애인 직장인으로서 가장 큰 부담이 되는 대인 소통의 스트레스를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직업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애견미용사는 청각보다 시각과 촉각이 중요한 직업이다. 강아지의 털을 다듬고 손질하는 과정에서 세심한 손기술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는 소리를 듣는 능력보다는 손끝의 감각과 눈으로 확인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나는 어릴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꾸미는 것을 좋아했고, 나의 장애 특성과 더불어 이러한 성향이 애견미용사라는 직업과 잘 맞을 것으로 생각했다. 또한,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어 이 직업의 전망도 밝다고 판단했다. 애견미용사로 일하면서 만약 보호자와의 상담이 필요할 때, 반려견 종과 원하는 미용 부위 등을 체크할 수 있는 미용 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보호자뿐만 아니라 강아지의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아지는 말하지 않지만, 행동과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나는 이러한 신호를 세심하게 읽어 내어 강아지가 편안한 환경에서 미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애견미용사가 되고 싶다. 당장 이루고 싶은 꿈이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충분하지 않아, 지금부터 10년 동안 부지런히 저축해서 퇴사하고 나의 진짜 꿈에 도전할 것이다. 퇴사하면 가장 먼저 애견 미용학원에 등록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기술을 열심히 익힐 것이다. 또한, 애견미용샵에서 견습하며 실무 경험을 쌓을 계획이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충분한 경험을 쌓은 후에는 나만의 애견미용샵을 운영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그러나 나의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애견 미용 직무는 청각장애인에게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소리보다 손끝의 감각과 시각적 집중력이 중요한 이 분야에서 청각장애인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애견미용사로서 자리 잡은 후에는 나와 같은 청각장애인 애견 미용사 양성에도 힘쓰고 싶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과 멘토링을 제공하고, 청각장애인 애견미용사들이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과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이다. 꼭 10년 뒤에 이 글을 다시 발견하고 읽으면서 “내가 정말로 꿈을 이뤘네”라고 중얼거릴 수 있길 바란다.  <입상>손 떨림이 만든 길, 10년 후 나는 '직무 설계자'입니다작가 김재익 시작하며: 떨리는 손끝으로 쓴 첫 출근 날 일기"2024년 1월 2일, 화요일. 오늘 처음으로 내 이름이 적힌 사원증을 목에 걸었다. 치료실에서 12년간 치료받던 학생에서, 이제는 행정실의 '선생님'이 되다니. 하지만 손이 떨려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다 세 번이나 오타를 냈다. 업무 매뉴얼을 읽는 내 목소리는 왜 이렇게 떨리는 걸까."​뇌병변 장애로 인한 근육 경직과 손 떨림은 나의 일상입니다. 치료받던 공간에서 일하게 된 기쁨도 잠시, 업무 효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했던 첫 달의 기록이 아직도 선명합니다.​첫 번째 문: 부딪치며 깨달은 '나만의 속도'행정 업무는 정확성과 속도가 생명입니다. 하지만 제게는 한 문장 입력하는 데 10초가 걸렸고, 서류 분류 시 트레이에서 떨어지는 서류철 소리가 공포처럼 다가왔습니다. 특히 학부모 상담은 늘 긴장의 연속이었죠. "빨리 답변해 주세요!"라는 말에 심장이 쿵쾅거릴 때면, 마비된 오른손이 다시 움직일 수 있을까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포기 대신 오답 노트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매일 퇴근 후 노트에 적었습니다.​‘오늘 실수: 긴급 서류 요청 전화 시 메모 못 함해결책: 음성 녹음 앱 설치, 핵심 질문 3가지 미리 정리’​한 달간 56개의 실수 기록,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나만의 업무 가이드로 저는 점차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두 번째 문: 장벽을 넘는 기술적 혁신 제안3년간의 시행착오는 저에게 세 가지 특별한 통찰을 주었습니다. 장애는 개인의 한계가 아니라 시스템의 빈틈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첫째, 음성인식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손 떨림이 있는 직원을 위해 음성 명령으로 문서를 작성하고, AI가 자동으로 서식을 변환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업무 효율이 3배 이상 향상될 것입니다.둘째, 시각화된 업무 플로우 차트가 필요합니다. 복잡한 행정 절차를 단계별 이미지로 제작해 벽면에 부착하면, 기억력과 집중력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직원들이 스트레스 없이 업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셋째, 유연한 평가 기준이 확립되어야 합니다. 업무 속도 대신 '정확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시하는 평가 체계는 장애인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10년 후의 나: 직무 설계자로서의 비전2034년, 저는 장애인 직무 설계자로서 강연장에 서 있습니다. 화면에는 제가 개발한 '장애 맞춤형 업무 시스템'이 소개되고 있죠. 손 떨림을 보완하는 진동 보정 키보드, 업무 스트레스를 감지하는 AI 안경 – 모두 제 경험에서 시작된 기술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저는 '직무 적응 코치' 양성 과정을 준비 중입니다. 장애 유형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에게 '장애 포용적 직무 디자인'을 컨설팅할 계획입니다.​마무리: 떨림을 넘어, 설계하다10년 전 치료실에서 떨리던 손으로 쓴 일기장은 이제 강연장의 레이저 포인터가 되었습니다. 제 이야기가 증명하듯, 장애는 약점이 아닌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씨앗'입니다. 여러분의 떨림이 세상을 바꿉니다. 느리게 가도 괜찮아요. 그 길이 결국 모두가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니까요. <입상> 또 다른 나의 마음의 아픔을 감싸주는 모습을 꿈꾸며작가 김태욱 병원마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등 치료하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진료과가 있다. 이들은 주로 수술을 통해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또 다른 진료과인 정신과가 있다. 이곳은 마음의 큰 아픔을 가진 환우들이 치료를 받는 곳이다. 정신과 환우들은 일상적인 대화나 행동 등 모든 언행이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루어질 때가 많다. 여러 장애 유형 중에서도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치료를 받는 분야가 정신과다.​나는 2007년부터 2024년 11월까지 17년간 인천에 위치한 정신병원 병동에서 환우들의 안전과 생활을 관리하는 병동 보호사로 근무했다.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 역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정신장애인으로, 우울증을 앓으며 약물치료를 받은 지도 벌써 20년이 되었다. 병동 보호사로 근무하면서 입원 중인 환우들을 돌보는 일을 했지만, 나 또한 과거에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경험이 있다. 다양한 증상을 가진 환우들을 가까이에서 보며 느끼는 바가 많았으며, 누구보다 환우들을 잘 알기에 병동에서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편안하고 좋았다.​함께 근무하는 보호사들은 환우들이 종종 증상으로 인해 난동을 부릴 때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그러나 나는 환우들과 동질감을 느꼈기에, 힘으로 누르는 것이 진정한 제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폐쇄된 공간에서 규제된 생활을 해야 하는 환우들의 답답한 심정을 알기에 나는 환우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품어주려 했고, 환우들과 대화하며 조금이나마 그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보호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여겼다. 환우들은 현실과 맞지 않는 언행을 보이기도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본성은 기본적으로 내면에 깔려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렇기에, 환우들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온화하게 대해 환우들이 병동 규칙을 잘 지키게 하고 바른 행동을 하도록 이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제압이라고 여겼다.​나는 2017년 5월 30일, 저는 정신보건법 개정 홍보를 위한 공익광고 TV 모델로 출연한 적이 있다. 지금도 유튜브에 그 광고가 나오고 있다. 처음에는 보건복지부의 출연 제안을 거절했지만, 환우들에 대한 사람다운 인식을 널리 알리고 싶어 큰마음을 먹고 출연했다. 그러나 그 한 번의 광고만으로는 인식 개선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더 성장해 정신건강 사회복지사가 되어, 10년 후를 넘어 그 이상의 시간까지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다. ​처음 정신병원 보호사로 취업할 당시, 나는 나의 장애를 솔직히 밝힐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 아마 다른 정신장애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간절히 바라는 것은, 앞으로 정신장애인이 정신병원 보호사로 취업할 때 스스로를 떳떳하게 밝혀도 근무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정신건강 사회복지사가 되어, 정신장애인들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재능과 지식을 다해 돌볼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살아간다.​흔히 볼 수 있는 장미꽃의 아름다움은 내가 가진 정신장애로 인해 쉽게 가질 수 없지만, 보기 드물어 더욱 귀한 가치를 지닌 할미꽃처럼 가치를 소유하며 살고 싶다.  <입상> 결핍이 여는 새로운 가능성작가 라이블러리언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서관 문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은 후 불을 밝히면, 수많은 서가와 열람대가 서서히 그 정체를 드러내고 푸르른 표지의 책들이 나란히 서 있어 지식과 이야기가 가득한 공간임을 알린다. PC를 켠 뒤, 고등학교 교과 연계 도서를 추려 구입 도서 목록을 만든다. 오늘은 3학년 융합 과학 선생님과 도서관 협력 수업을 하는 날이라 미리 제작해 둔 피피티를 강의실 PC 바탕화면에 옮겨둔다. ‘잡지 기사 읽고 진로 탐색하기 수업’을 위해 과학 잡지인 ‘뉴턴’과 ‘네셔널지오그라피’ 과월호를 열람대에 보기 좋게 펼쳐놓으면 수업 준비는 완벽하다. 학생들이 모둠학습실로 모여들면, 사서교사임을 소개 후 ‘선생님은 저시력 시각장애인이라 여러분의 형체만 보이니 질문할 때는 이름을 말해주세요.’라고 매너를 알려준 뒤 잡지를 발췌독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실습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위와 같은 일상은 평범한 교사의 일상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사서교사 4년 차로, 이전에는 공공도서관에서 사서직 공무원으로 근무한 도서관인 이자 중증 시각장애 최초의 사서교사랍니다.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사서교사를 해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에게 ‘책을 읽기 힘든 그 결핍이 사서라는 직업을 갈망하게 했어요.’라고 대답해요. 그러고 보면 10여 년 전 시각장애인이 사서를 직업으로 갖기는 힘들지 않냐고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렇다고 제가 자신감이 있었냐 하면 그렇지도 않았어요. ‘잘 보이지 않아 책 정리도 못 하는데, 어떻게 사서를 하지?’라는 생각을 하며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장애인도 직업을 선택할 때 적성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안되는 이유보다 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며 힘든 과정도 버텨낼 수 있었죠. 그렇다면 10년 후 저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요? 지금처럼 사서교사로서 계속 성장하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등 다양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길러줄 거예요. 인공지능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학생들이 정보의 바다에서 스스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확고히 해나갈 예정이에요. 정보 접근에 취약한 시각장애 사서교사가 정보 활용 트렌드를 꾸준히 학습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활용하는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멋지지 않나요? 더 나아가, "결핍이 꿈꾸게 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강연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요. 만약 적성보다 현실이 보여 선택한 진로를 포기하고 싶은 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렇게 주문을 걸어보세요. "나는 길을 찾는다. 길이 없다면 길을 만든다."라고 말이에요. 갑자기 비장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도서관인으로 살아오며 후배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은, 지역교육청의 미진한 지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요. 지역교육청은 장애인 교원을 의무적으로 고용하지만, 보조공학기기 지원, 업무를 보조해 주는 업무 지원 인력 등에 대한 지원이 미약해요. 그래서 바라는 것은 장애인 교원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애인 교원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거예요. 센터가 생기면 지원이 활발해져서 제2, 제3의 장애인 사서교사가 탄생하고, 결국 편견 없는 학교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걸어온 길은 결코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결핍이 저에게 꿈꾸게 해줬어요. 비전을 품고 오늘도 도서관에서 새로운 꿈을 심어가는 장애 직업인들을 응원할게요! 여러분도 함께 걸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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