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커피를 내리며, 내일의 꿈을 향해작가 배원식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나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젊은 시절, 나는 사진을 좋아했다. 고등학생 때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었고, 대학에서도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사람들의 표정을 담고, 풍경을 기록하며 살아가는 삶이 멋져 보였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사진은 장비도, 인맥도, 경쟁도 쉽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그 꿈을 접어야 했다.대신 전공을 살려 세무사를 준비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도 공부해 나갔다. 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한 직후, 내 인생은 또 한 번 뒤집혔다. 조현병 진단을 받은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병은 깊어졌고, 나는 점점 무기력해졌다. 성격도 변했다. 세상과 단절되었고, 나는 점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자포자기하고 싶었다.그러던 중, 우연히 히즈빈스의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다. 장애인 바리스타를 모집한다는 소식이었다. ‘나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로 지원했고, 지금은 2년째 일하고 있다. 히즈빈스는 나에게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이름을 주었다. 단순히 직장을 얻은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가능성을 다시 보게 된 시간이었다.그리고 나는 다시 꿈꾸기 시작했다.나의 꿈은 커피숍 사장이 되는 것이다.나는 나와 같은 장애인, 특히 결혼한 장애인 부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나 또한 아내와 함께 살아가고 있고, 우리 부부는 함께 일하며 미래를 꿈꾼다. 그래서 나는 장애인이 운영하는 카페를 창업하고, 장애인을 직원으로 고용해 함께 성장하고 싶다. 이 일은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이 다소 흔들려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단지 수익을 내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삶을 회복하고 사람을 세우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이 카페를 창업하거나 운영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창업 교육은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고, 행정적인 부분도 접근이 어렵다. 나는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 그리고 기혼 장애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파트너십 기반의 일자리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싶다. 이를 통해 장애가 장벽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나는 오늘도 커피를 내린다. 조금 느릴지 몰라도, 나만의 속도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10년 뒤 나는 내 가게에서 손님에게 따뜻한 커피를 건네며 말하고 싶다.“어서 오세요. 여긴, 저와 제 아내의 꿈이 담긴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