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직원, 보조 역할이 아니라 매니저급으로 성장시켜국내 정신장애인 직업 유지율 20% 이하, 히즈빈스는 95%INSEAD 경영대학원, 아주대, 제프리 무어 교수 사례 연구“10년 동안 누워 있던 나에게 새로운 일터가 된 히즈빈스” ▲ 카페 ‘히즈빈스’애 대해 소개하고 있는 ㈜향기내는사람들 우승엽 수석 ⓒ 이승진 기자 [울산저널]이승진 기자= 울산시 남구보건소 1층. 입구로 들어서면 정면에 카페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등록 장애인 3명과 근로지원인 3명이 함께 일하는 곳. 사회적기업 ‘㈜향기내는사람들’이 운영하는 카페 ‘히즈빈스’다. 이 회사는 장애인 직원이 비장애인 직원보다 두 배 많은 회사다. 전체 직원은 235명. 히즈빈스는 임정택 대표가 대학생이던 2009년 한동대학교 동문 3명과 함께 학교에서 문을 연 카페에서 시작됐다. 국내 운영 매장은 직영 7곳을 포함해서 모두 35곳. 이 가운데 28곳은 장애인 의무 고용을 어려워하는 기업으로부터 의뢰받아 위탁 운영하는 매장이다. 필리핀에도 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1개 매장을 오픈 준비중이다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 대다수는 조현병, 조울증을 지닌 정신장애인이다. 히즈빈스는 장애인 직원이 보조 역할에 머물지 않고 각자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매니저급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교육한다. 장애인 직원 1명 기준으로 1~2년 정도 교육한다. 약 복용이나 상태를 점검하는 매니저, 정신과 의사, 사회복지사, 선후배 직원 등을 연결해서 일과 관련된 지원과 개인 생활, 개별 고충까지 함께 해결하는 ‘다각적 지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20년에는 특허청으로부터 ‘장애인 고용관리 관련 특허’를 받기도 했다. 국내 정신장애인 3개월 이상 직업 유지율은 20% 이하에 머물러 있지만 히즈빈스는 95%에 달한다. 처음부터 사업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본사 직원들이 급여를 반납하면서 1년여를 버티기도 했다. 반면 장애인 직원 월급은 줄이지 않았다. 관련 연구소 운영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직무 훈련 학교도 준비 중이다. 시각장애인 4명을 채용한 후 당사자 관점에서 카페나 식당의 서비스를 점검하고 매뉴얼을 설계해 주는 ‘유니버설 디자인 서비스 컨설팅 사업’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기업은 NGO가 아닌 일반기업과 경쟁하는 곳임을 분명히 하고 사회적 가치와 기업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되 일반기업과 경쟁하기 위한 프로의식을 강조한다. 기자를 만나 히즈빈스 사업을 소개하던 우승엽 수석은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두고 울산 북구에서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전문 회사 ‘에스엘 주식회사’ 사례를 소개했다. “에스엘은 연 매출 2조 원 규모의 회사로 장애인 의무 고용 기준을 이미 충족한 곳”이라면서 “그럼에도 이충곤 회장이 히즈빈스 대표 강의를 듣고 인건비와 재료비를 모두 지불하면서 2023년 12월부터 사내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엘 주식회사의 미션은 '인간 제일주의'다. 이곳은 6명의 장애인 바리스타를 채용했고 하루 평균 700잔을 판매한다. 이러한 히즈빈스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INSEAD 경영대학원(조항준 교수팀)은 '성공하는 사회적기업'에 관해, 아주대학교(정신건강의학과)와 한동대학교(사회복지학과)는 '정신장애인 바리스타 직무를 통한 학문적 관점의 변화 연구'를, 앤더슨 유니버시티(제프리 무어 교수)는 히즈빈스가 컨설팅 중인 롯데케미칼 임직원 대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홍콩 과기대학 등 세계적인 대학과 석학들이 경영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 히즈빈스 명동점에서 근무하는 데이지 ⓒ (주)향기내는사람들 우 수석은 “우리 회사는 ‘기업혁신컨설팅본부’를 신설해서 ESG 지표와 연계한 장애인 고용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지난 2월 5일 울산지역 여러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울산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히즈빈스는 ESG 지표를 E(친환경 운동), S(사회문제 해결), G(조직문화 혁신)로 구분한 뒤 각각 4개 핵심 지표를 마련해서 적용하고 있다. 히즈빈스 직원 데이지(가명) 씨는 “10년 동안 누워 있던 나에게 새로운 일터가 된 히즈빈스 덕분에 지금은 어머니께 월급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승진 기자 출처: https://m.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065580768731359